500km 달성 임명규님. (주)오디스 제공
500km 달성 임명규님. (주)오디스 제공

파란 캡모자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출발할 때는 쓰지 않더라도 도착지에는 늘 쓰고 등장한다. 그렇지 않아도 빠른 걸음이 모자를 쓰면 햇빛을 막고 에너지를 흡수해 마치 부스터를 단 것처럼 더 빨라지는 것만 같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평지가 약하고 산이 강해요, 혹은 평지가 강하고 산이 약해요라며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확실한데 그에게는 약점이 없다. 이번 진안고원길에서 드디어 그랑프리 선두를 탈환한 절대 강자 임명규님의 이야기다.

임명규님은 지금까지 절대 오버 페이스를 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 대로 걸어 이번에 그랑프리 1위와 500km 달성을 동시에 이뤄냈다.

 (이하 한국고갯길은 ‘KHT’, 임명규님은 ‘임’으로 표기한다.)

KHT : 500km 달성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임 : 저와 비슷한 시기에 한 사람들 중에는 제가 아마 가장 늦을 거예요. 기록에 딱히 의미를 두지는 않아서 시간이 되면 걷고 하다보니까 걷다보니 500km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거리에 목표를 두지는 않고 여기 대표님과 좋은 사람들과 계속 걸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KHT : 행사는 언제 처음 참석하게 되셨나요?

임 : 2018년도 해남 행사 때 처음 참석했습니다. 산행을 계속 했었는데 그 무렵 걷는 거에 심취해  있었는데 페이스북에 올라온 내용을 보고 우연치 않게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여러 사람들과 같이 왔는데 여기서도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지금까지 같이 쭈욱 같이 걷고 있습니다.

진안고원길, 임명규님. (주)오디스 제공
진안고원길, 임명규님. (주)오디스 제공

KHT : 이곳 행사만의 매력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임 : 대표님이 먼저 다가와 주시고 운영진도 편하게 대해주시는 것도 좋고 좋은 사람들과 항상 꾸준히 같이 걸을 수 있으니까 그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KHT : 지금까지 걸었던 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길이 있을까요?

임 : 저는 이번에 진안고원길이 좋았습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3코스가 좋았는데 이번에는 6코스가 기억에 남아요. 6코스 지장산 수변길을 걷는데 물안개가 올라오고 맞은편에서는 해가 떠오르면서 산등성이가 붉게 물드는 모습이 너무 이뻐서 거기서 사진을 가장 많이 찍었습니다.

KHT : 여기 행사에서 가보지 않은 길 중 가보고 싶은 길이 있나요?

임 : 저는 지리산 둘레길을 가보고 싶어요. 지리산 둘레길은 좋지만 혼자 걷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국내 길은 대부분 걷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혼자 가면 너무 심심해요. 그래서 여기서 행사를 하면 여러 사람들과 재밌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KHT : 행사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을까요?

임 : 동생들 또래 친구들도 좋지만 저는 장동규 선생님과 문상곤 형님이 기억에 남아요. 그 두 분은 제가 정말 닮고 싶은 분들이에요. 제가 그 분들 나이가 됐을 때 그분들 처럼 행동하고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KHT : 길을 계속 걸을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임 : 특별한 것은 없고 길을 걷다보면 계속 비워지기 때문에 계속 걸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백패킹도 좋아하는데 아직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특히 산에서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으면 여러 사람이 더 편하게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진안고원길, 임명규님. (주)오디스 제공
진안고원길, 임명규님. (주)오디스 제공

KHT : 500km를 걸어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임 : 영남알프스에서 첫째 날 저녁에 과음을 했는데 다음 날 힘들어서 아주 혼쭐이 났어요. 그렇게 제대로 몸이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절주를 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했습니다.

KHT : 행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임 : 주최측에서 모든 사람들의 말을 다 포용하려고 하는 느낌이 있어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다 맞추기는 쉽지 않으니까 끊을 것은 끊고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에 있는 것을 비워내는 것이 좋아 계속 걷는다는 임명규님, 더 많은 사람이 이런 힐링을 경험하면 좋겠는데 인프라와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아직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인프라는 국가와 지자체, 기업이 고민할 문제라면 국민들의 태도는 스스로 고쳐나가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임명규님의 말대로 더 많은 사람들이 걸어보고 느껴보고 자연스럽게 변화돼 가면 좋겠다. 임명규님의 남은 걷기 여정에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일, 더 좋은 풍경이 많이 나타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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