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KHT 행사부터 줄곧 참여해 온 참가자, 결국 500km를 넘어 1,000km를 달성한 참가자가 있다. 바로 김세기씨다.
세 번째로 1,000km 패치를 받게 된 김세기씨는 지난 11월 열린 한국고갯길 여행(KHT) 영남알프스 행사 이전에 기록을 달성했지만 주최측의 준비의 미비로 패치를 받지 못했다.(지면을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전한다.)
그러나 곧 새롭게 시작되는 2021년의 대회에서 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점점 미뤄지기만 했다.
그렇다면 찾아가자! 애타게 그 패치를 기다리고 있을 참가자에게 직접 가서 전달하자!
한국고갯길은 4월 중순, 사당역에서 김세기 참가자를 만나 패치를 전달하고 소감을 들어보았다. 그러고보니 거의 6개월만에 KHT 참가자를 만나는 셈이다. 술이 빠질 순 없다!
(이하 한국고갯길은 ‘KHT’, 김세기 참가자는 ‘김’으로 표기한다.)

KHT : 많이 기다리셨죠? 직접 찾아왔습니다.
김 : 아이고, 이렇게까지… 작년부터 기다리긴 했습니다. 딱 1년마다 500km를 받고 1,000km를 받는다고 생각하네요. 작년 달성 기준으로요.
KHT : 현재 한국고갯길 여행 행사가 많이 미뤄졌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코로나19에 맞춰 개별 여행, 비대면 여행 방식으로 바뀌는 과정에 있다보니 시간이 좀 걸리네요. KHT 행사가 없는 동안은 어떻게 지내고 계셨어요?
김 : 개인적으로 공부를 할 게 있어서 1, 2월달은 시간이 남으면 공부만 했었어요. 그리고 나선 시간을 좀 내서 제주도로 내려갔습니다. 제주도 서부쪽, 올레길을 4박 5일간 180km 이상을 걸었어요.
KHT : 4박5일만에요? 아니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하하하
김 : 거의 시속 6가까이... 오전 7시 쯤 출발해서 오후 4시 정도에 끝내는 순으로 정말 원 없이, 미친듯이 걸었습니다. 쌓인 것을 다 풀고 왔어요. 너무 시원하고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KHT : 그렇게까지 걷기에 대한 목마름이 크셨는지…
김 : 사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에도 12km 씩 걷습니다. 지금도 사내 걷기 기부 프로젝트에서 1등을 하고 있고요, (그러다 술자리 일어설 때 즈음 2위로 내려왔다.) 이제는 완전 생활화가 된 것 같습니다. KHT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KHT : 그러고보니 첫 만남이 2018년 제2회 연천 행사였죠?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이전에 1회 진안 행사부터 오셨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있어요.
김 : 솔직히 말하자면, 진안을 올 뻔 했습니다. 그 때 진안행사 중간이었는데 제가 중간에 참여해도 되냐고 물었거든요. 그 때 대표님에게 전화드린 듯 한데 중간 참여가 불가능하니 다음 행사때 꼭 와달라고 하셔서 진안을 못가게 되었습니다. 하하하.
KHT : 그럼 그 때 한국고갯길 여행을 어떻게 아시게 된 것이었나요?
김 : 제가 PCT(Pacific Crest Trail)를 가는 것이 인생의 큰 꿈이거든요. 그래서 PCT를 검색하다가 로드프레스에서 올라온 인터뷰나 기사를 보게 되었고 그렇게 로드프레스 홈페이지의 기사를 읽다가 “어? 진안 행사를 하고있네?” 하고 알게 되었죠. 하하하.
KHT : 언젠가 PCT의 길 위에 당당히 서 계실 것 같습니다.
김 : 네. 제 가족들도 알고 있어요. 반드시, 언젠가 저는 그 곳에 간다는 것을요. 지금 다들 많이 복잡하고 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저도 그 목표를 그려보며 열심히 이겨나가고 있습니다. 한국고갯길에 늘 감사드립니다. 그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마중물 같습니다.
KHT : 그 날을 위해 한 잔 하시죠.
김 : 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KHT, 화이팅입니다!

목표가 뚜렷한 사람, 자신이 즐길 방법을 ‘도전’에서 찾기에 언제나 남들보다 배의 노력을 하는 사람 김세기씨.
그에게 있어서 1,000km의 패치는 자신이 그렇게 쌓아온 것에 대한 일종의 증명이다.
“내가 한 것에 대해 정당하게 쌓은 기록이잖아요. KHT는 더하거나 뺄 수도 없는 기록이기에 전 정말 이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패치를 손에 들고 2,000km를 넘어 3,000km까지 바라보는 김세기씨, 곧 다가올 옥스팜트레일워커 대회(KHT에서 만난 이들끼리 ‘이모,언니’라는 팀을 만들어 나간다.)를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응원을 보낸다.
멋진 천킬로네요.
흠 그 패치는 그림의 떡.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