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가 원한, 시대의 흐름이 데려간 구소련의 마지막 영웅 빅토르최
- 아직도 그의 노래는 러시아와 동유럽의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불려지고 있어

1990년 6월 24일 Кино(키노)의 마지막 콘서트
1990년 6월 24일 Кино(키노)의 마지막 콘서트

1990년 6월 24일,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엔 공식 집계로만 6만 2천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마치 올림픽처럼, 그 스타디움엔 성화까지 점화된다.

그리고 한 러시아인 청년이 이끄는 밴드의 콘서트가 열린다. 그 밴드의 이름은 Кино(키노)였고 그 밴드의 리더는 빅토르 최(Виктор Цой)라는 이름을 가진 28세의 고려인 후손이었다.

그 라이브는 Кино(키노)의 마지막 라이브가 되고만다. 이후 일본 공연과 한국 방문을 계획했던 키노의 리더 빅토르 최는 1990년 8월 15일,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빅토르 최의 이름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1995년 KBS를 통해 방영된 관련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아는 이는 있었으나 지극히 소수였다.

1991년 12월 25일, 러시아의 탄생과 다음날인 26일, 소비에트연방(소련)의 공식적인 소멸의 시기... 정말 구소련의 마지막 시대에 전설처럼 살다 간 그 하늘의 별이 된 청년의 노래가 ‘페레스트로이카’의 또 다른 상징이자 구호처럼 받아들여지게 된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다.

어렸을 때의 빅토르최 (아랫줄 가운데)
어렸을 때의 빅토르최 (아랫줄 가운데)

빅토르 최는 1962년 6월 21일, 구소련의 레닌그라드에서 고려인 2세인 아버지 로베르트 막시모비치 초이(한국어 이름 최동열)와 우크라이나 출신의 어머니 발렌티나 바실리예브나 구세바 사이에서 태어났다.

예술, 특히 조각과 회화에 관심이 있던 그가 록그룹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예술학교에서 퇴학 당한 후 할 수 있는 것은 보일러공 뿐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삶과 적응하기 힘든 학창생활, 현실의 암담함은 그의 기타에서 감미로운 포크 송으로 흘러나온다.

Кино의 전성기
Кино의 전성기

이후 러시아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인들과 교류하게 되면서 빅토르 최는 1981년, 알렉세이 리빈(Алексей Рыбин, 기타), 올레크 발린스키(Олег Валинский, 드럼)와 함께 밴드를 결성하니, 이 밴드가 바로 Кино(키노)이다. 이후 Igor Tikhomirov (bass, 1986년 가입), Georgiy Guryanov (drums, 1984년 가입), Yuri Kasparyan (guitar, 19833년 가입)이 함께 하여 우리가 지금도 기억하는 키노의 라인업이 완성된다.

1989년에 나온 Последний Герой 앨범
1989년에 나온 Последний Герой 앨범
Последний Герой 앨범 속지와 CD
Последний Герой 앨범 속지와 CD

1989년,Последний Герой , 즉 마지막 영웅 이라는 앨범을 낸 키노, 이전의 1988년에 Группа Крови(혈액형), 1989년의 앨범 Звезда По Имени Солнце (태양이라는 이름의 별) 등에서 이미 그는 구소련에 변화를 몰고 올 기수가 된다. 그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간에 그의 노래는 당시의 소련 정부와 공산당을 반대하는 이들의 진군가와 다름없었으며 노쇠해 간 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는 그들에게는 눈엣가시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들의 앨범은 수없이 복제되고 복제되어지며 들불처럼 퍼져 나갔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영웅 앨범의 첫 곡, -곡 자체는 1986년도에 완성되었다. - Хочу Перемен, ‘변화를 원한다’라는 곡은 Перемен!(변화!)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1990년, 소련의 몰락이 가속되다
1990년, 소련의 몰락이 가속되다

결국은 그 시대가 그를 원했고 시대의 흐름이 그의 노래를 원했다. 그 거친 파도가 그 밴드를 원했다. 그렇게 그들은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그 거대한 물결에 자신들을 될 대로 되라는 듯 내어놓았다.

“종종 번뜩이는 순간들이 있어요. 어떤 생각이든 그게 제 머릿속에서 영감이 되어 채워질 때 노래 한 곡이 만들어져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또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 길로 나아가게 하는지는 모르겠어요.” - 빅토르 초이


오늘 이 Кино(키노)의 ‘Перемен!’, 마지막 라이브 영상을 소개한다. 

무대 앞 뒤로 무표정한 사복차림의 경찰들이 '공연에서의 혹시 모를 관객의 안전과 질서를 보장하기위해' 라는 이유로 서 있고 관객들 중간중간에는 군대까지 동원되어 자리를 차지하고 서 있다. 그래도 ‘확신에 찬 듯한’ 그 눈빛, 그 시대 속에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어깨에 담고 대변하는 이 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 눈빛으로 노래하는 그의 외침을 듣노라면 아직도 내가 바꿔야 할 것들이 많다, 나는 그것들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변화를 원하는, 그리고 그 변화를 위해 실패하고 쓰러지고 상처받아도 다시 일어서는 이들을 위해 외친다.

“Хочу Перемен!”


 

Хочу Перемен (변화를 원한다)

Вместо тепла - зелень стекла, 온기 대신 유리의 초록빛,
Вместо огня - дым, 불 대신 연기,
Из сетки календаря выхвачен день. 달력에서 하루가 뜯어졌다.
Красное солнце сгорает дотла, 붉은 태양은 전부다 타버리고
День догорает с ним, 하루도 그것처럼 함께 타버린다.
На пылающий город падает тень. 타고있는 도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후렴>Перемен! - требуют наши сердца. 변화를!- 우리의 심장이 요구한다.
Перемен! - требуют наши глаза. 변화를!- 우리의 눈이 요구한다.
В нашем смехе и в наших слезах. 우리의 웃음속과 우리의 눈물속에
И в пульсации вен 그리고 우리의 심장의 맥박속에
"Перемен!” 변화를!
Мы ждем перемен 우리는 변화를 간절히 기다린다.

Электрический свет .
И коробка от спичек пуста 비록 성냥갑은 비어있지만,
Но на кухне синим цветком горит газ. 부엌에는 푸른 빛으로 가스불이 타고있다.
Сигареты в руках, чай на столе - эта схема проста,
손에는 담배가, 식탁 위에는 차가있으니 우리의 계획은 준비되었다.
И больше нет ничего, все находится в нас.
더이상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 모든것은 우리 안에 있다.

Мы не можем похвастаться мудростью глаз 우리는 스스로의 박식함과
И умелыми жестами рук, 숙련된 손짓에 자만하면 안 된다.
Нам не нужно все это, чтобы друг друга понять.
우리에게 이 모든것들은 서로를 위해 더는 필요치 않다.
Сигареты в руках, чай на столе - так замыкается круг,
손에는 담배가, 탁자위에는 차가 있으니 이것으로 살만하다고 여겨진다면.
И вдруг нам становится страшно что-то менять.
앞으로 우리는 더이상 무언가 바꾸는것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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