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만난 군산호, 그 방대한 수면의 넓이, 청암산을 토대로 호수를 넓게두른 녹지의 풍경이 가히 압도적이라 할 만 하다. 이 아름다운 호수의 둘레를 걷는 것을 시작으로 2일차의 여정이 시작된다. 느낌이 참 좋다. 걸으면 걸을수록 너무나 매력이 있는 길이다. 단연코 2일차의 시작에 이 이상 어울리는 길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군산호에서 2일차 여정을 시작하다.
군산호에서 2일차 여정을 시작하다.
군산호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은 구불길 4, 5코스를 만나게 된다.
군산호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은 구불길 4, 5코스를 만나게 된다.

청암산 오토캠핑장을 나와 군산호 방면으로 나아간다. 도로를 지나야 하는 구간이 있어 주의를 기울이는게 좋다.

​이윽고 만난 군산호, 그 방대한 수면의 넓이, 청암산을 토대로 호수를 넓게두른 녹지의 풍경이 가히 압도적이라 할 만 하다. 이 아름다운 호수의 둘레를 걷는 것을 시작으로 2일차의 여정이 시작된다. 느낌이 참 좋다.

​군산호 한 바퀴를 도는 데에는 보통 2시간 내외가 소요된다고 한다. 중간에 화장실이 미비하니 반드시 출발 전 군산호 입구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수변 곳곳에는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수변 곳곳에는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괜시리 돌 하나를 던지고 싶은 마음
괜시리 돌 하나를 던지고 싶은 마음
구불길과 전북천리길 리본
구불길과 전북천리길 리본

수변을 도는 둘레길은 종종 두 갈래로 나뉜다. 좀 더 넓게 오르내리막을 따라 산 위로 올라가는 길도 있고 수변에 더 붙어 호수 풍경을 즐기는 길도 있다. 결국은 둘 다 만나기에 이런 다양한 갈래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러닝을 하는 이, 가족들과 함께 걷는 이, 천천히 사색하며 벤치에 잠시 앉아 음악을 듣는 이... 다양한 이들이 이 군산호를 즐긴다.

​걸으면 걸을수록 너무나 매력이 있는 길이다. 단연코 2일차의 시작에 이 이상 어울리는 길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거의 전체를 돌 무렵, 산을 따라 잠시 올라 금성리 방면 금성산으로 나아간다. 길을 헤매지 않도록 이 구간부터는 램블러를 반드시 확인하고 따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산길을 성큼성큼 올라가는 주민
산길을 성큼성큼 올라가는 주민
금성산은 몇 곳을 제외하면 리본을 찾기 어렵지 않다.
금성산은 몇 곳을 제외하면 리본을 찾기 어렵지 않다.

청암산을 내려와 옥산리 마을 끄트머리에서 금성산을 향해 산길을 오른다. 중간중간 길을 헷갈릴 수 있는 구간이 많다.

​임도를 따라 오르면 너른 무덤이 나온다. 보기와는 다르게 무덤의 우측 끄트머리께에 진입로가 있으니 반드시 램블러를 키고 따라가도록 하자. 숲 속 산책로를 잠시 걷다보면 바로 좌측으로 꺾어져 오르게 되는데 리본 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 2일차에서 유일하게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할 부분이다.

한림마을을 지나 계속된 농로
한림마을을 지나 계속된 농로
옥구향교에 도착하다.
옥구향교에 도착하다.

금성산을 내려와 한적한 농로와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걷는다. 그 길은 평화로운 마을을 넘기도 하고 때로는 너른 수로를 옆에 두기도 한다. 오가는 이 드문 그 길을 따라 걷고 또 걷는 여정이 참으로 행복하다.

​옥구농공단지를 지나면 옥구향교에 도착하게 된다. 1403년에 건축되어 1646에 지금의 위치로 옮긴 옥구향교는 통일신라시대의 학자인 최치원 선생을 비롯해 여러 유학자들의 선위를 모시고 있다. 경주 출신으로 알려진 최치원 선생의 영정이 왜 이 곳에 모셔져 있는가 궁금하였다. 알고보니 그 출생에 대한 여러 설이 있으며 그 중에는 군산 선유도와 내초도에서 태어났다는 설화도 있다고 하니 이해가 되었다.

​옥구향교를 지나 능선같은 산책로를 지나면 도로를 따라 잠시 걷게 된다.

은파호수공원에 도달한다.
은파호수공원에 도달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중간의 사랑의 열쇠 조형물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중간의 사랑의 열쇠 조형물

어느새 군산의 명소 중 하나인 은파호수공원에 도착한다. 군산호보다는 작은, 그러나 걷기 좋은 호수의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호수공원을 가로지르는 멋진 다리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그 호수의 한 가운데 사랑의 열쇠 조형물이 있다.

​다리를 지나면 은파호수공원 유원지로 식당과 편의점 등 휴식하며 식사할 수 있는 곳이 많으니 참조하면 좋다. 날이 좋은 날에는 산책나온 가족들,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로 북적인다.

​은파호수공원에서 충분히 쉬었다면 이제 군산의 자랑인 월명공원을 향해 나아갈 차례이다.

월명호수까지 이어지는 능선길
월명호수까지 이어지는 능선길
다시 만난 녹지공간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다시 만난 녹지공간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은파호수공원 공영주차장을 지나 잠시 나운동의 번화한 거리를 걷다보면 좌측으로 오르막 길이 나온다. 학교 건물을 개조해 만든 듯 한 특이한 디자인의 신광빌라를 지나 오르다 우측의 등산로를 따라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잠시 만난 군산의 번화가를 떠나보내고 이제 월명공원까지 능선을 따라 진입하게 된다. 큰 오르막이 없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 그렇게 군산 시내를 병풍처럼 두른 녹지축이 시작된다.

월명공원에 들어서다.
월명공원에 들어서다.
호수를 따라 점방산을 향하여
호수를 따라 점방산을 향하여

월명공원을 걷다가 월명호수를 기준으로 좌측으로 진입한다. 그렇게 너른 호수를 따라 또 걷는다. 1박2일간 참 다양한 호수와 저수지를 만나는 길이다. 무엇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만 그 중에서도 군산호와 월명호수는 오랫동안 기억될 군산의 호수이다.

​큰 난이도가 있는 길은 아니지만 1일차나 2일차 모두 거리가 꽤 긴 길이다. 마지막으로 만나게 될 산인 점방산 - 장계산 - 월명산이 최종보스인 셈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는 능선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군산 구제1수원지제방에서 점방산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구간은 숨을 헐떡이게끔 만든다.

점방산 정상의 전망대
점방산 정상의 전망대
월명공원 수시탑에 도달하다.
월명공원 수시탑에 도달하다.

점방산 정상의 전망대까지 숨을 헐떡이며 올라온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미세먼지로 인해 시계가 영 좋지 않다. 그래도 그 녹지축의 산 중 하나의 정상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월명공원과 반대편의 군산 앞바다는 휴식에 만족도를 더해준다.

​점방산을 내려와 계속 이어지는 장계산과 월명공원까지의 능선길은 걷는이에게 약간의 도전과 그보다 더 큰 힐링을 준다. "또 오르막이야?"하는 한숨은 짧지만 내려오고 또 평지같은 능선을 걷는 쾌감은 크다. 1박 2일 전체일정의 3/4는 왔다는 그 안도감이 더욱 더 빛을 발하는 구간이다.

​월명공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수시탑. 윗부분은 돛단배의 돛, 중간 부분은 타오르는 횃불, 아랫부분은 배의 형상을 한 이 탑은 월명공원을 넘어 군산시의 상징과도 같은 조형물이다. 수시탑에는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의 동상과 관련 내용이 새겨진 비석이 있으니 반드시 읽어보도록 하자.

군산내항을 따라
군산내항을 따라
쇠락한 건물, 언젠가 이 건물을 찍은 날도 미래에는'근대화'의 소리를 듣게 될 지 모른다.
쇠락한 건물, 언젠가 이 건물을 찍은 날도 미래에는'근대화'의 소리를 듣게 될 지 모른다.

수시탑 뒤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와 군산 내항으로 나아간다. 빗방울이 굵어지며 짙은 회색으로 변해가는 하늘이 군산 내항과 그 주변의 쇠락한 풍경에 쓸쓸함을 더해준다.

​이렇게나 쇠락하고 있는가 싶은 거리를 따라 걸으며 느낀 감정은 표현하기가 쉽지않다. 짙어진 하늘아래 허물어져 내리는 건물, 녹이 슬대로 슨 거대한 닻과 낡은 배들은 정말로 세월의 무색함이란 표현이 와 닿는다.

우리가 근대화유산으로 군산을 논하지만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는 지금 이 순간, 내가 걷고 본 풍경과 사진으로 남긴 기록들도 '근대화'의 흔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경암철길마을의 시작부분
경암철길마을의 시작부분
그 옛날 사진 출사의 명소는 이젠 흔해빠진 관광지가 되었다.
그 옛날 사진 출사의 명소는 이젠 흔해빠진 관광지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부디 꽃길만 걷길 바라며
이 글을 읽는 이들도 부디 꽃길만 걷길 바라며
비가 내려 더욱 한적한 철길마을
비가 내려 더욱 한적한 철길마을
중간중간 설치된 조형물이 쓴웃음을 자아낸다.
중간중간 설치된 조형물이 쓴웃음을 자아낸다.

아주 예전 사진에 꽤 큰 관심을 가졌을 때, 군산에 꽤나 유명한 출사지가 있었다. 군산역과 페이퍼 코리아 회사 사이의 2.5km를 운행하는 입환열차가 하루 두 번, 이 철로를 따라 느릿느릿 운행하였다.

입환열차는 1944년에 페이퍼 코리아 회사의 전신인 북선제지 공장의 신문 제지 원료를 실어나르던 것이서부터 시작한 기차였다. 다닥다닥 붙은 집과 집 사이의 거리는 3.5m에 불과 했고 그 양쪽 집을 닿을락 말락 거대한 기차는 천천히 마을을 통과했다.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그 풍경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고 방송에도 몇 번 소개되면서 큰 명물이 되었던 그 마을이 바로 경암동 철길마을이다. 이미 십수년 전 입환열차는 운행을 멈추었지만 그 때의 철로와 마을의 독특한 분위기는 그대로 남아 이젠 군산의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되었다.

​다만 그렇게 당시의 사진작품들과 진득한 삶의 흔적들이 남았던 동네의 모습은 사라졌다. 쫀듸기 등 문방구에서 보는 불량식품을 파는 가게, 옛 교복을 대여해주는 가게, 오락기를 설치한 가게 등이 철로 양 옆으로 가득이다.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통과한다.

​비가 가득내려 오가는 이 전혀 없는 그 철로, 그래서 더욱 더 앞전의 군산 내항과 더불어 쇠락한 기운이 가득하다. 다만 이 경암동 철길마을의 쇠락은 세월이 자연스레 빚어낸 게 아니라 인간이 인위적으로 꾸민 결과이리라.

​못내 속이 쓰렸다.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최종 도착지인 군산역
최종 도착지인 군산역

경암동 철길마을을 지나 도로를 따라 걷다 마을 뒤로 올라간다.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을 따라 그 뒷 길을 통해 내려간다. 답사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인지라 3.1운동의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던 군산의 독립운동 역사를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움 가득했다.

​기념관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뒷편의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금강하구둑 방면으로 군산역까지 걸어가며 꽤 많은 생각에 잠긴다.

 

내가 걷기 전 단편적으로 접했던, 그리고 알고 있던 그런 군산에 대한 느낌, 풍경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너른 들판과 낮지만 아름다운 산, 평화로운 마을, 걷기에 정말 좋았던 다양한 호수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짐과 동시에 또한 근대화의 파고를 온 몸으로 받아낸 역사적 가치, 현재 전체적으로 침체기에 빠진 도시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확인하며 정말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것이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로 나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군산의 매력에 빠져서 군산에 가서 살기로 작정까지 했었던' 지리정보팀장의 마음은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다.

​혹자는 겨우 1박2일간 뭘 그리 많은 것을 깨달았느냐며 코웃음 칠 지 모른다. 그래도 그 두 발로 이틀간 걸어서 만난 군산은 그만치나 새롭고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못 믿겠다면 걸어보시라.

​비가 내리는 군산역에서 최종 답사를 마친다.

고픈 배는 그 유명하다는 복성루 짬뽕으로 채워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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